토요일, 10월 05, 2002

니들이 안티를 알아?


하나의 좋은 글이 올라왔다. 여기에 무수한 리플이 달린다는 것은, 그리고 그것이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사회가 아직은 건전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적어도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그랬다는 것이다. 그때는 리플들은 읽어 볼 만한 것이었다. 글이 내 맘에 들었다 할지라도, 리플들을 통해서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을 알 수 있었고, 글이 내 맘에 들지 않더라도 리플을 통해서 내 생각을 전하고, 거기에 맞는 논쟁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개탄할 최근의 추세를 보라! 하나의 글이 올라오면,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리플이 달리고, 그 내용이란 것이, 머리에 똥만 찬 놈들이나, 어디서 돈 받아 처먹는 알바놈들이 논지도 없이 하나의 단어를 가지고 딴지를 건다. 그 딴지에 또 딴지를 걸면서 한 사람의 일생에서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명문이 한 순간에 똥 묻은 휴지가 되어 버린다. 보다 못한 몇몇 성인들이 넌지시 글의 논지나, 문맥이라도 이해하면서 글을 쓰라고 눈물로 하소연을 하지만, 이 가슴 절절한 하소연은, 대가리에 똥만 찬 놈들은, ‘문맥’이라는 뜻을 모르고 , ‘알바’는 ‘논지’를 모르기에, 순식간에 개 짖는 소리가 되어 버려서 ‘니들이 게 맛을 알아’라는 동문서답도 유분수인 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그게 어디 이 게시판뿐이랴~영화 리뷰게시판을 가봐라. 한 사람이 영화에 대한 평을 올려 놓으면, 욕을 안 먹는 사람이 없다. 그 딴것도 영화냐로 시작해서, 너 애자냐?로 끝나는 역시 냄새 풀풀 풍기는 리풀들로 가득하다. 그 글들의 공통점 역시도 머리를 두둘기면 ‘땡~’하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골빈표’를 확실히 붙이고 있다거나, 머리 속에 뭔가 들어있는데, 그게 다 똥이어서 냄새만 풀풀 풍긴다는 것이다.

물론 취향이라는 것이 있다. 그게 졸라 생각하기도 싫은 정치건, 내가 한번 보기 시작하면 정신 못 차리는 영화건, 혹은 섹스하는 체위 조차도 취향이란 것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에 반하는 리플을 달고, 너의 의견을 어떻게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겠지만, 그게 의견이냐 이 골빈놈아 (혹은 대가리에 똥만 찬 놈아) 생각이라는 걸, 좀 해봐라, 지금 너에게 취향이라는 것이 있는지? 지금 네가 달고 잇는 혹은 쓰고 이는 그 글이 너의 취향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른 사람에게 ‘아~ 그렇게도 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지, 또는 지금 네가 뭔 소리를 쓰고 있는지 알고서 자판을 두들기고 있는 지 말이다.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꼬락서니는 어떻게 보이냐면, 졸라 철모르는 강아지가 (혹시나 너가 못 알아 들을 까봐 직역하자면 개xx라는 뜻이다. 나 졸라 친절하지 않냐?) 단지 반대를 하면 좀 있어 보일까 하는 꼬라지가, 엄마카드 몰래 훔쳐서 지 분수에도 맞지 않는 명품을 걸치고 다니면서, 길거리표 옷 입고 다니는 일반인들을 졸라 비웃고 있는 꼬라지 같다는 것이다.

정말 개탄할 것은, 언제부터 안티가 이렇게 유행이 되어 버렸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정작 안티를 걸어야 할 때는 졸라 입다물고 있거나, 한술 더 떠서, 오빠~~ 언니~~하며 꼴값은 다하면서, 이런 게시판에 반대의견 하나 올려놓고는 (그것도 졸라 생각 없는) 마치 지가 뭐라도 된 것처럼 졸라 착각에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근데, 네 맘도 이해 할 것 같아. 남들과 다른 걸 좋아하고, 남들과 다른 의견을 내면, 졸라 있어 보이는 것 같지? 네 친구들이 다 좋아하는 문희준을 비판하면, 네가 졸라 의식 있는 놈으로 보일 것 같지? 남들 다 김희선 좋아하는데, 이영자 좋아하면, 네 눈은 졸라 특별한 것 같지? 남들이 다 이회창 싫어하는데 이회창 두둔하면, 졸라 의식 있는 놈인 것 같지?알아.. 알아.. 네 마음 나도 알지, 근데 말이다. 백 번 이해를 하는데도, 왜 이렇게 열 받냐 이 대가리에 똥만 든 새끼야.

제발 세상 똑바로 좀 살아라 이 골빈 새끼야. 앞으로는 글쓰기 전에 담배 3가치 이상 피우고 나서, 수명을 15분 이상 단축 시키면서 생명과 맞바꾸더라도, 생각 좀 하면서 글을 써라그 개고기 먹는 다고 지랄하는 이름 조차 올리기 짜증나는 프랑스의 전직 포르노 배우처럼 ‘개 맛도 모르는’ 소리는 그만하고 말이다.

2002년 10월 5일 베타뉴스에 올린글